<삼성, 소프트웨어 반성문 거꾸로 썼다>
김일/소셜미디어나눔연구소장
-내일신문에 4년째 쓰고있는 디지털 칼럼의 하나입니다-
“문제해결 능력으로만 보면 삼성 소프트웨어(SW)인력의 1~2%만 구글에 입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그룹이 몇달전 두 차례 사내 방송을 통해 심하게 뒤쳐진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모처럼 공개적으로 자가비판했습니다.
하드웨어에만 경쟁력이 비정상적으로 쏠려,
소프트웨어가 21세기 부가가치(富)의 원천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진아가 되고 있다는 사회적 비판에 응답한 셈입니다.
삼성전자는 껍데기(하드웨어)기술만 앞서있지요. 부가가치가 수백배 더 클 수 있는 운영체계(OS: 스마트폰을 안에서 구동시키는 시스템)SW를 스마트폰 출현 7년이 넘도록 자체 개발하지 못했습니다.
국내 양대 전자회사가 같은 처지이고, 구글이 만든 ‘안드로이드’라는 운영체계를 빌려씁니다. 그러다보니 한국인들이 스마트폰을 쓸 때마다 구글은 눈에 안보이는 운영체계에서 매년 1~2조원을 벌어갑니다.
모바일 운영체계를 가진 애플(아이폰), 샤오미(중국)의 수익률은 50% 안팎이지만 한국 양대 스마트폰 회사의 수익률은 10%에 그친다는 분석도 나와 있습니다.
그만큼 SW의 부가가치는 놀라운 수준입니다.
샤오미만 해도 SW 회사임을 앞세웁니다. 전자기기는 헐값에 주고 그안에서 돌아가는 SW를 통해 거액을 버는 신 전략입니다, 레이쥔 회장부터 SW 개발자입니다.
세계 1위 개인용 드론 업체인 중국 DJI도 한국인들은 드론 껍데기 회사로 알고있지만 실은 글로벌 드론 운영체계를 장악하고있는 소프트웨어 퍼스트 회사입니다.
해외 거대 IT기업 창업자는 거의 초중학생 때부터 코딩(Coding, 컴퓨터 언어)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은 SW 구루인데, 한국 기업은 하드웨어 출신이 수뇌부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수뇌부에 소프트웨어에 미친 인물이 없으니 세계 흐름을 못 읽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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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1차 방송은 ‘삼성 소프트웨어 경쟁력 백서 1부 : 불편한 진실’이란 제목. 그룹 SW 인력 평가에서 절반 이상이 기초 이하였다는 결과도 공개했지요.
삼성은 “10년간 SW 투자강화로 실리콘밸리의 어떤 IT기업보다도 인력이 많지만 질적으론 뒤쳐져있다”고 반성했습니다. 삼성전자 SW 인력은 3만2000명으로 구글의 2만3000명보다 많지요.
이건 소프트웨어 플랫폼(Platform)을 만들어놓고 글로벌 외부 개발자들과 공생의 생태계를 꾸려 놀라운 부가가치를 내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샤오미 등의 비용 안드는 아웃소싱및 집단지성 전략을 이해하지 못한 전술입니다.
플랫폼측이 외부 개발자들에게 넉넉한 보상을 주고 신뢰를 확보해야 가능한데, 삼성은 글로벌 개발자들에게 아직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글로벌 비즈 패러다임은 전후방 파트너들과 공생의 생태계를 만들어 파이를 놀랍게 키우는 '플랫폼 비즈니스'로 바뀌었는데
삼성은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하청 사슬의 갑(甲)으로만 비즈를 해온 때문이지요.
삼성은 ‘2부, 우리의 민낯’에서는 “수평적, 개방적 조직문화 없이는 SW 역량강화와 경쟁력 확보는 불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하청 관리 위주의 개발 방식 때문에 직접 개발역량이 저하됐다고 꼬집었습니다.
또 가장 부족한 점은 큰 그림을 그리는 아키텍쳐(architecture), 즉 소프트웨어 뼈대 설계 능력 결여라고 진단했습니다.
평가해줄만합니다. 그렇지만 이 반성문은 거꾸로 썼다고 봐야 합니다.
하급 SW 인력들을 나무라는데 집중했는데 실은 SW 생리를 모르고 높은 평가나 권한 부여, 중용을 하지않는 수뇌부의 책임이 95%라고 봐야 합니다.
CEO 등 의사 결정권자 그룹의 절반 이상이 SW 그루여야, IT회사로서 미래가 있을텐데 그런 물갈이가 없었지요.
이젠 SW 구루에 CEO 자리를 즐거이 내주어야 하고, SW 아키텍트(큰 설계 가능)자질이 있는 인재는 CEO로 키우는 투자를 해야하는 시대입니다.
신제품 개발전략의 주도권을 SW에 주어야 미래가 열리는데 삼성은 하드웨어의 '아랫것'으로 취급한다고 삼성 소프트웨어 인력들은 토로합니다. 결정권과 자유로운 상상력을 주지않고 하드웨어 부서 지시를 받는 하급 인력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와도 바보가 될 구조라는 얘기.
비즈니스의 주(主 : 소프트웨어)와 종(從 : 하드웨어)이 바뀐줄 모르는 회사라고 하겠습니다.
삼성은 자체 소프트 인력들에게 코딩 시험을 강요해 자존심마저 뭉개 놨습니다.
오히려 권한과 상상력을 허(許)해야지요.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유전자로 꽉 차있습니다.
SW는 하드웨어의 출시 일정에 무리하게 맞춰 개발돼 왔다고 합니다.
부품 재고에 따라 SW는 알아서 맞추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하고요.
급기야 삼성내 우수 SW 인력이었던 홍모 상무가 지난해 10월 구글코리아 대표로 옮기는 등 고급 소프트 인력의 이탈도 이어졌다고 합니다.
노트 7의 배터리 폭발 사건도 개발 주도권을 소프트웨어쪽에 주지않은 탓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필자는 지난해 5월 4일 본 칼럼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직접 코딩을 배워 코딩 코리아를 이끌어라”고 주창했었습니다.
수뇌부가 소프트웨어 마인드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무장해야 삼성에게 미래가 있습니다.
불안해지자 삼성이 잇달아 서구 IT 벤처들을 인수하는 것은 그마나 대안이지만,
수뇌부 DNA에 소프트 개념이 없으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시대에 버틸수 있을지 국가적 걱정이 너무 큽니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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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시대의 공습]에 대한 12회 조찬 포럼(1월 12일~3월 30일 매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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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초대장■
■신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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