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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이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이해인 시)

[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이해인 수녀--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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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을 쏙 뺄 만큼 매혹적 향을 가진 치자꽃
흰 장미를 닮은, 치자꽃의 꽃말은 '한없는 즐거움' 입니다.
치자 꽃은 탁월한 향수의 원료이며, 열매는 노란색 착색제와 한약재로 쓰입니다. 
>>  dongnae.tistory.com/550 

                                     [이해인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