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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영상 시대

장사익의 봄비와 인생 반전

경칩날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
장사익의 '봄비'가 듣고 싶습니다.

장--사--익.

찔레꽃처럼 황야에서 방황의 인생을 살아온 그가 소리꾼으로서의 자신을
발견해가는 역정이 흥미롭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5년 동안 갈아치운 직업만 열네 개.
 

그 어떤 분야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존재였다.

못견디게 외로울 땐 고향에서 장구를 치던 아버지를 떠올렸다.
그도 국악을 하고 싶었다.
 

사물놀이패를 따라다니며 태평소를 불었다. 
모두가 미쳤다고 손가락질 했다. 
 

햇살이 유난히 밝던 5월의 어느 날. 남자는 집 앞 화단에 
흐드러진 장미를 바라보며 행복했다.
 

아름다운 외양에 은은한 향기라니.그는 향기에 취하고 싶었다.
코를 가까이 댔지만 꽃에선 아무 냄새도 없었다.
향기는 장미 뒤에 숨은 찔레꽃에서 흘러나왔다.

남자는 생각했다.
 
“이게 내 모습이구나. 화려한 장미에 가려진 볼품없는 외양이라니….”
지난 세월을 생각하니 눈물이 절로 났다.
남자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었다.
 

집에 돌아와 시를 썼다. 
 

소리꾼 장사익, 45세에 데뷔한 그는 어느새 환갑을 앞둔 59세가 됐다.
전 공연 매진을 기록하는 이 남자는 스무 살의 빅뱅도,
서른 살의 이효리도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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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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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봄에 듣는 장사익의 '봄비'입니다.

 
<이미지용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