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눔 기부

쉽게 씌어진 시-윤동주- 탄생 100년

■서울 경복궁 서촌 '시인의 언덕'에서
윤동주(尹東柱)시인은 광복절인 오늘도
시를 읇네요■

이제 "더 큰 광복을 향하여 가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시인은 일제시대를 '일제괴광기'(日帝怪狂期)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EBS 1에서 8월 15일 낮 영화 [동주] 방영.

-------------------------

■쉽게 씌어진 시■
- 윤동주 -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릴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은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일본 동지샤 대학 유학중 작품)
-----------------

*육첩방(六疊房)은 불을 때지 못하는 마루방.
다다미(짚을 넣은 돗자리)가 여섯 장 깔린 일본식 방을 말한다.

*윤동주의 시는 일제와 조선총독부에 대한 비판과 자아 성찰 등을 소재로 했다.

*1917년 12월 30일 생~ 1945년 2월 16일 옥사 
(해방 6개월전. 조금만 더 버텼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