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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창조습관으로 10년후를 대비하라] 이홍 교수 삼성그룹사장단 특강

[세종의 창조습관으로 10년 후를 대비하라] 

<이홍 광운대 경영학과 교수>의 삼성그룹 사장단 특강을 
요약한 내용입니다. 소중한 강의~~~

세종조에는 왜 유독 창의적 인재가 많았을까?
과학으로는 이천과 장영실, 학문으로는 성삼문 같은 집현전 학자들,
음악에는 박연, 관료로는 황희,
그리고 국방으로는 대마도와 여진족 정벌에 성공한 최윤덕과
6진을 개척한 김종서,

하늘은 이 시대에만 창의적 인재를 쏟아 부어 주신 것일까? 

이런 의문은 조직의 창의성을 도대체 무엇이 결정하는지 고민하게 만든다.
결론은 리더의 창조 습관에 있다.
리더가 나서서 창조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주위를 창의적이 되도록 하는 리더의 사고 습관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세종조에만 인재가 특별히 많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세종이라는 임금만의 창조 습관이 당시의 사람들을 창의적으로 변모시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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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리더의 창조 습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여기에 대답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그래서 반대로 질문을 해보자.

리더의 창조 습관은 어떤 경우에 사라지는가? 
바로 '박스(box) 사고'를 할 때다. 

우리는 누구나 라면 박스 같은 것을 머리에 하나씩 이고(걸치고) 산다.
그런데 이것은 투명하다.
그래서 마치 아무것도 머리에 걸치고 있지 않은 것처럼 느끼지만, 실제로는 누구나 이것을 하나씩 
걸치고 있다. 

박스는 왜 생기는가? 
자신의 경험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 밖으로 나가 생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창의적인 사람은 바로 이 박스 밖을 볼 줄 아는 사람이다.
이런 리더가 있으면 국가나 기업의 창의성은 폭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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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박스 밖을 무슨 수로 보는가? 

세 가지가 있다. 이 세 가지에 가장 능숙했던 사람이 바로 세종이다. 

1. <창조적 요동>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라.  

창조적 요동이란 '문제'를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이 이야기를 하기 전, 같이 생각해 볼 것이 하나 있다.
여러분은 이런 경우 어떤 선택을 하는가? 

커피 믹스도 있고 컵도 있다. 그리고 뜨거운 물도 있다.
그런데 커피를 저을 막대나 스푼이 없다.
10명이면 8~9명이 커피 믹스 봉투로 저어서 먹는다. 

 

이때 세 종류 사람이 있다.
첫째, 아무 문제를 느끼지 않는 사람이다. 이 사람들은 절대 창의적일 수 없다.
두 번째 부류는 저어서 먹지만, 찝찝하게 생각한다. 창조에 2% 부족하다.
세 번째 사람이 있다. 여기에 심각한 문제를 느끼고 다른 대안이 없을까 골몰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관찰한다는 것이다.
실제 커피 믹스 봉투로 저어보면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본다.
이제 그는 봉투를 안 써도 약간의 물을 넣고 컵을 돌려 커피를 섞은 뒤, 물을 더 넣으면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런 사람이 창의적인 사람이다. 이런 사람만 창조적 요동을 경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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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종은 그토록 창의적인 리더가 되었는가?
'문제'를 보는 눈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왜 세종이 아닌 다른 왕들은 한글을 못 만들었을까? 

세종조 이전의 어느 왕도 우리말이 한자와 맞지 않는다는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세종의 하루 일과는 특이했다.
오전 5시에 기상한 후 9시에서 11시까지 한 일이 있었다. 바로 윤대(輪對)다.
누군가와 돌아가면서 독대를 하는 거다. 

영의정 또는 우의정 같은 고위층과 독대한 것이 아니다.
지금으로 치면 사무관 이하들과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점심을 먹고 오후 1시부터 3시까지는 경연을 했다.
신하들이 임금을 가르치는 자리다. 이때 특이한 방법을 사용했다.
나이 든 관료들과 집현전의 젊은 학자들을 동시에 참여시켰다. 

만날 "아니 되옵니다"만 외치는 고위 관료들과 달리 젊은 학자들은 세상을 어떻게 볼까 궁금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세종은 고위 관료와 젊은 학자 사이에 갭(gap)을 발견했다.
이게 바로 문제를 보는 눈이다. 

'갭=문제'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저녁 10시에서 12시에는 구언(求言)을 했다.
백성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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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세종은 지독히도 문제를 찾아다니는 사람이었다. 왜일까? 

내 생각이, 그리고 당대에 통용되던 방법이 틀릴지도 모른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는 내가 진짜 문제를 못 보고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세종 즉위 후 수년 동안 나라는 가뭄에 시달렸다.
보통의 왕 같으면 아마도 기우제를 지내 자신의 부덕을 고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세종의 처방은 달랐다.
문제의 근원은 중국의 역법(曆法)이 조선의 상황에 맞지 않으며 농사짓는 방법이 잘못된 데 있다고 생각했다. 

전혀 다른 시각에서 문제를 본 것이다.
그 결과 그는 집현전 학자들에게 새로운 역법을 만들 것을 주문했고, 동래현 관청의 노비였던 장영실을 등용해 하늘을 관찰하는 천문 기구를 만들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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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농사직설'이란 책을 짓게 했다. 

책 내용은 전국 베스트 농부들의 노하우를 정리한 것이다.
가뭄이 극성을 부리던 강원도를 그는 수시로 방문하면서 농부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을 통해 정보를 얻고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이를테면 전라도 지역의 아무개가 농사를 기가 막히게 잘 짓는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이런 것을 모은 것이 우리 역사상 최고의 농업기술서인  '농사직설'이다. 

어떤 리더는 자신의 조직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는 걸 무진장 싫어한다. 

항상 문제 '프리(free)' 상태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박스 사고다.

창의성이란 문제를 보는 사고에서 시작한다. 창조적 요동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없던 문제도 만들어 낸다. 

 

그런데 문제를 싫어하는 박스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문제가 드러나면 야단부터 친다. 이런 기업에서는 구성원들이 문제를 숨긴다.
당연히 기업은 집단적인 박스 사고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문제는 숨겨야 할 대상이 아니라 드러내 해결하는 대상이다.
이것을 앞장서서 하는 사람이 바로 리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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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창조적 다양성을 수용하라.  

세종의 두번째 '박스 사고 탈출법'은 반대 의견에 관대하기였다.
역사상 세종조만큼 반대를 많이 한 신하들이 득실거리던 때도 없었을 것이다. 

사소한 문제부터 큰 것까지 그는 온통 반대를 이고 살았다.
그의 반대에 대한 관용은 도(道)의 경지에 이르렀다.  

 

한글 반포 후 최만리가 반대했을 때는 도가 지나쳐 세종도 화가 났던 모양이다.
그런데 죄를 묻는 방식이 귀엽다. 하루만 상징적으로 옥에 가두고, 다음 날 빼주었다. 

 

이런 일도 있었다.
우리가 가끔 듣는 말 중에 "참 고약한 사람이야!"가 있다.
일설에 의하면 세종조에 있었던 고약해(高若海)라는 신하 때문에 만들어진 말이라고 한다. 

이후 반기를 드는 사람들을 세종은 "고약해 같은 놈"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실록에 의하면 고약해의 반기를 드는 정도가 지나쳤다.
눈을 부라리며 세종을 노려보는 행동은 차라리 귀여운 것이었다고 한다. 

보란 듯이 휑하니 나가기도 했다.
그래도 세종은 그를 대사헌이라는 자리까지 올려주었다.
왜 그랬을까?
그래야 다른 신하들도 용기를 내어 말문을 열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세종은 반대가 주는 다양성의 의미를 깊이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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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창조적 마찰을 활용하라. 

셋째 방법이 재미있다. 그는 회의를 하면 꼭 싸움을 붙였다.
창조적 마찰을 조장한 것이다.

사용한 방법은 '견광지(絹狂止)'였다. 

'견'은 '하지 말자'라는 뜻이 있다. 반대라는 것이다.
'광'은 '해보자'라는 뜻이 있다. 찬성이라는 말이다.
둘 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지'는 잠깐 쉬어 다시 생각해 보자는 뜻이다.
경연에서 고위 관료들은 대체로 "아니 되옵니다"를 외쳤다. 

집현전 학자들은 "해 봅시다"라고 우겼다.
세종은 어느 한쪽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왜 안 된다고 하는지, 그리고 왜 해볼 만하다고 하는지, 그래서 이 둘을 통합할 방법은 없는지를 고민했다. 

 

창의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 무엇이 중요할까?
구성원들이 창의적일수록 당연히 좋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리더의 창조 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