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죄인” 아파트 경비원 자살의 회한■
공동체정신 보여준 선진시민 주민들
콘크리트 아파트 생활로 거칠어진 한국인
2세들을 위해 녹지 주변에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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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전날 새벽 한 주민의 폭언·폭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을 추모하기 위해 ‘추모와 반성의 촛불’ 시간을 마련했다.
2020년 5월 11일 저녁 7시, 어스름이 깔릴 무렵 주민들이 경비실 앞으로 속속 도착했다.
퇴근하고 바로 참석한 사람들, 아기띠로 아이를 안고 온 사람들, 양초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과 그들을 챙기는 할머니들까지.
주민 100여 명은 촛불을 들고 두 손을 모았다.
주민 황선 씨는 직접 추모시를 준비했다.
고인을 떠올리게 하는 추모시 ‘선물’에 주민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다음은 추모시 ‘선물’ 전문.(일반인이 쓴 시라고 하기엔 너무 감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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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우리는 당신이
이상한 나라에서 왔는 줄 알았잖아요
의전이 형식이 되고
인사라는 것도 짐이 되기 쉬운 세태에
당신은 가장 멀리까지 배웅을 하고
가장 빨리 인사를 하셨습니다.
밤 새 깨어 쓰레기 분리수거를 돕던 당신,
봄처녀 꽃을 따듯 화사한 얼굴로 꽁초를 줍던 당신,
보이는 모든 아이에게서 홀로 업어 키운 딸아이를 떠올리던 당신.
이 모든
당신의 예사롭지 않은 선함이
사실은, 쓸쓸하고 아팠던 당신의 역사가 빚어낸
진주같은 거라는 것을,
입술을 깨물며 삼킨 눈물방울이 빚은 진주라는 것을,
우리는 왜 몰랐을까요.
당신이 온 풍요로운 웃음의 나라로 가고 계신가요?
이제야 당신의 인생에 눈길을 주고
이제야 당신의 사연에 귀 기울이기 시작한
우리가 드릴 선물은
이것 밖에 없습니다.
기억할게요.
그리고 당신을 닮아가겠습니다.
당신을 꼭 닮은 세상을
당신의 손주들에게 선물할 수 있도록
고마웠습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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